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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검은 드레스 입고 들어서자… 스웨덴 국왕 일어나며 경의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받는 한강 작가. 2024.12.11/스톡홀름(스웨덴)=뉴스110일(현지 시간) 오후 기자가 찾은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 노벨상 시상식을 상징하는 ‘블루 카펫’이 깔린 무대 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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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검은 드레스 입고 들어서자… 스웨덴 국왕 일어나며 경의
스톡홀름=김소민 기자2024. 12. 11. 01:08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식장으로 들어왔다. 앞서 스웨덴에서 열린 기자회견, 강연 등에서 검은색 옷을 입었던 한강은 이날도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왔다.
한강을 비롯한 노벨상 수상자들이 입장하자,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과 실비아 왕비 등 참석자들이 일제히 일어났다. 수상자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시한다는 의미다. 수상자들은 노벨의 정신을 되새긴다는 의미에서 무대 한가운데 놓인 노벨 동상 앞을 지나 각자 자리에 앉았다.

한강이 받은 메달은 금으로 제작됐으며 무게는 175g, 지름은 6.6cm. 메달 앞면에는 노벨의 상반신 초상과 더불어 라틴어로 출생 및 사망 연도가 새겨져 있다. 노벨의 뜻을 기린 ‘발명은 예술로 아름다워진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뜻의 라틴어 문구가 있는 메달이다. 한강은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4000만 원·비과세)도 받는다.

이날 시상식장 앞에는 수상을 축하하는 전라남도와 장흥군의 현수막이 내걸린 가운데, 태극기를 든 한국인들이 여럿 보였다. 한강은 시상식이 끝난 뒤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에서 오후 7시부터 열린 축하 연회에 참석했다. 이날 연회에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 11명과 왕실 관계자 등 1300명이 참여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협회에 따르면 한강은 린드그렌의 아파트를 둘러보고, 린드그렌의 증손자를 만났다. 린드그렌은 ‘말괄량이 삐삐’와 ‘엄지 소년 닐스’, ‘미오, 나의 미오’ 등을 쓴 세계적인 작가다. 아동인권 개선에도 힘써 스웨덴 아동체벌 금지법 제정에 기여하기도 했다. 아파트는 린드그렌이 살던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린드그렌은 1941년부터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년 넘게 이곳에서 살며 집필 작업을 이어갔다.
한강이 매일 2, 3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바쁜 일정에도 이곳을 찾은 건 어린 시절 린드그렌의 작품으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10월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한강은 스웨덴 한림원과의 통화에서 린드그렌의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좋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작품은 형 ‘요나탄’과 동생 ‘칼’이 죽음 이후의 세계인 낭기열라에서 온갖 모험을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한강은 2017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노르웨이 문학의 집’ 강연에서 “나의 내면에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이 1980년 광주와 연결돼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톡홀름=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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